유사성을 가지면 이어 붙여 큰 스토리를 꾸밀 수 있다. 몽타주이다. 조각 난 풍경요소를 하나씩만 보면 집의 일부분만 보인다. 기본적으로 서로 다르지만 같은 집의 일부분인 점에서 유사성도 크다. 이런 요소들이 조각 난 상태로 병렬되어 있다. 이런 장면을 보면 사람들은 머릿속에서 조각 난 부분의 나머지 모습을 머릿속에서 상상으로 복원하게 된다. 완성된 큰 전체를 보고 싶어하는 본능이 있기 때문이다.
한옥에서 몽타주는 반드시 창이 여럿으로 조각 나야 되는 것은 아니다. 액자가 하나이더라도 그 속에 담기는 풍경요소가 조각 나 있고, 이것이 관찰자의 머릿속에 전체 모습에 대한 상상작용을 유발하면 몽타주가 된다. 오죽헌을 보면, 왼쪽 조각은 지붕, 회벽, 기둥과 보 등을, 오른쪽 조각은 가지런한 서까래를 각각 조형 요소로 내놓는다. 왼쪽 조각에서는 지붕 끄트머리를 보고 나머지 전체 모습을 상상할 수 있다. 기둥과 보가 지나가며 분할하는 회벽을 보고 벽체 나머지 부분에 난 창 등 역시 몸통의 전체 모습을 상상할 수 있다. 오른쪽 조각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. 이것들을 모두 모아 이어 붙이면 집의 전모를 추측에 의해 그려볼 수 있게 된다. 몽타주 작용이다.
몽타주, 집과 친해지기 위해 기교를 부리다
 그렇다면 왜 한옥은 몽타주 작용이 일어나도록 지었을까. 병풍 작용부터 먼저 생각해보자. 회화에서 병풍은 기본적으로 보관과 이동의 편리함 때문에 만든 것이다. 큰 그림을 접어서 보관하기 편하고 누각에서 연회가 벌어질 때 들고 가서 뒤 배경으로 펼쳐놓기에 편하다. 한옥에서는 이보다 좀 더 깊은 뜻이 있다. 다양성을 좋아하는 한국인의 조형의식과 국민성이 반영된 결과이다.
정여창 고택 두 장의 풍경이 끊긴 뒤 이어진다. 중간에 가려진 부분에 대해 상상작용을 유발하면서 몽타주 작용이 일어난다. |
큰 것 하나보다는 작은 것 여러 개로 나눈 뒤 그것들 사이의 합종연횡에서 나오는 다양한 관계를 즐기는 국민성이다. 이것이 자칫 혼란으로 흐르지 않게 하기 위해 최소한의 규칙성을 담보한 것이 한옥에서의 병풍 작용이다. 한국 특유의 균형감각을 잘 보여주는 현상으로, 거슬러 올라가면 중용이라는 동양의 미덕을 바탕에 갖는다.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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